가족을 사랑한 - 이중섭

2022. 5. 19. 10:30작품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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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밭에서 노는 가족

 

이중섭 - 복숭아 밭에서 노는 가족
이중섭 - 복숭아 밭에서 노는 가족 ㅣ 1950년대 ㅣ 종이 위에 은지에 새김

 

 

은지화 1953-54 통영

 

이중섭 하면 은지화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은지화는 이중섭이 창안한 새로운 기법의 작품입니다. 이중섭 작가는 생전에 이 은지화들이 ‘벽화’를 그리는 밑그림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가족을 만나러 갔을 때, 아내에게 은지화들을 보여주면서 언젠가 형편이 되면 대작으로 완성시키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자 그럼, 그림을 함께 보실까요 ?

복숭아나무가 가득한 도원입니다. 활짝 핀 꽃들과 싱싱한 이파리들 사이로 커다란 복숭아가 탐스럽게 열려 있습니다. 비둘기가 날고 나비가 나풀거리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아이들은 제멋대로 뒤엉켜 놀고 있습니다은지화에는 당시의 전쟁 고통과 어둠은 찾아볼 수 없고 아이들이나 가족들 모두가 눈을 감고 서로가 신체적으로 접촉하면서 연결되어 있습니다.

 

담배갑이나 초콜릿 안의 은색 또는 금색의 종이에 철필 같은 뾰족한 것으로 그림을 그리고 물감을 칠한 뒤 마르기 전에 닦아 내면, 파인 선은 물감이 스며들어 짙게 나타나고 여백의 은색은 퇴색한 듯한 분위기가 돕니다.

 

 

이것은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이나 금속그릇에 문양을 넣는 은입사 기법과 같은 방법입니다.

 

피난시절 재료가 없어서 은지를 사용했다는 말도 있지만, 재료가 풍부했던 시절에도 작은 사이즈의 소를 연필로 그려서 협회 전시에 출품한 것을 보면, 이중섭은 은지를 좋은 재료라고 생각한 것처럼 보여집니다.

 

이중섭은 가족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일찍 깨달았습니다. 그의 그림에 소와 닭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 그림이 유달리 많은 것도 이런 연유일 것입니다. 그는 이산가족이 되는 아픔을 겪지만 그가 그린 가족 그림 속 가족은 유토피아 속에 담겨 그려져 있습니다.

 

그의 가족화를 보면 우선, 어린이 같은 천진성과 해학성이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과 사물, 자연과 인간의 구분이 없는 친밀한 교감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이중섭은 인간과 자연의 원초적 교접에서 인간의 해방과 구원을 찾았는지 모릅니다.

 

앞으로는 이중섭 작가를 이야기 할 때, 소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로만 거론되지 않고,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설명되는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슨트에게 제공하는 자료에 기본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  모든 글에 대한 지적재산 및 저작권은 도슨트 하히라 작가 본인에게 있으며 출처 없이 사용하는 것과 복제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2022. 4. 27. 발행한 내용을 다시 재 포스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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