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8. 22:11ㆍ하히라는 도슨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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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그날그날 인스타그램에 기재했던 글을 다시 퇴고하여 포스팅하였습니다. ♡
도슨트는 담력을 키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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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만나 처음 보는 그 새로운 사람들의 눈빛을 받으며 머릿속으로 외운 그 모든 것을 꺼내 놔야만 한다. 그들의 그 소중한 시간을 어떤 날엔 기갈나게, 또 다른 날엔 컨디션 따위에 핑계를 두며 다르게 행하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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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웬만하면 내지르는 농담 한마디나 미소를 짓는 그 순간, 뻗어대는 손짓 따위나 그리고 문맥을 잇는 조사 하나하나까지도 꽤나 정확히 외우려 애쓰는 편이다. 그래야 다른 날 같은 시간 동안 모든 관람객분들께 꽤나 공평했다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마음먹고 딸딸 외어대고, 또 다짐해도 잘 안될 때도 많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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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처음보는 그 사람들이 어쩌면 잠깐의 시간 투자에 내 설명을 지루하게 여길 수도 있기에_ 제발 그러지 않도록, 결코 답답하거나 갑갑해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앞세워 작품에 해당하는 뒷받침들을 이끌어 전시장 안을 기어이 리드해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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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일 어려운 점은 한번 시작한 전시설명은 중간에 그만둘 수 없다는 점이다. 초반에 실수를 해서 위축되더라도 “ 저기요, 잠시만 감정 좀 조율하고 올게요 ~ “ 따위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나마 중간에 정신이라도 차리면 다행이지, 그러지 못하고 계속 미안한 마음만 들고 실수만 연발하던 나의 지난 도슨트 설명도 많았다. ( 훌쩍,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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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모든건 ,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하는 편이 낫다. 친한 사람 앞에서는 결코 할 짓이 못될뿐더러, 갑자기 아는 사람이라도 나타나거나 작가 선생님 또는 미술관 관계자라도 어느 순간 눈에 띄는 날엔 머릿속이 새하 애지고 온몸에 닭살이 돋으면서 갑자기 급똥이 마려운 거 같은 싸한 느낌이 전신으로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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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차라리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뻔뻔하게 짓걸이는 편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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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내가 제일 떨리는 순간은 :
전시가 오픈되고 작품해설을 첫 시현하는 그 모든 해설 선생님들이 모이는 바로 그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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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내용을 그 누구보다 빠삭하게 알고 있고 방금 전까지 논문을 헤치며 읽다 온 그분들 앞에서
나는 매번 떨리는 한 마리의 양이되어 매매 거리는 목소리로 몇 번이고 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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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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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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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제가너무떨려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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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컨닝 한 번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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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좀바 라보지 말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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