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 10:00ㆍ작품 읽어보기
아주 평평한 공터 2
미술이 사회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 문제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실 겁니다. 믹스라이스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 가려진 이슈를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작품을 통해 발언하고 있습니다. 믹스라이스(mix-rice)는 조지은(1975-), 양철모(1977-)로 구성된 부부작가입니다.
작가의 이름 - 믹스라이스는,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영어단어 ‘믹스’와 ‘라이스’를 합친 단어입니다.
섞인 쌀_ 잡곡밥이 떠오르는 작명입니다.
그룹이름에 걸맞게 이들은 주로 ‘이주’와 ‘다문화’ 같은 이슈를 다뤄 오고 있습니다.
여기 평평하게 다져놓은 땅 위에 익숙해 보이는 아파트 평면도가 보입니다.
<아주 평평한 공터>라는 제목의 이 설치작품은 실제 재개발 지역의 흙을 가져와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땅을 갈아엎는다는 것은 농경사회의 행위가 아닙니다. 한국의 땅은 자본주의의 원리에 의해 갈아엎어지며 근현대를 맞이하였고, 그 속도는 빨라지고 빈도는 더- 잦아지고 있습니다.
돈의 지표로 보이는 아파트평면도를 이 땅 위에 그려 넣었습니다.
땅은 이제, 권력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태초에 이 세상이 만들어졌을 당시 신의 영역이었던 땅은, 개발과 이주의 공간이 되면서 그 가치와 의미가 변질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재개발, 이주의 과정들을 비판적이면서도 은유적 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평평한 사각형 땅은 바로 자본에 대한 욕망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작품을 설명하던 그 시절 재개발에 대한 글을 많이 보았고,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다른 점도 알게 되었다. 서울 사진축제에서도 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 있었는데 신이 우리에게 주신 것 중 유일하게 돈으로 사고파는 물건이 되어버렸다는 말이 내 머리를 한번 세게 치는 것만 같았다.
※ 설명되는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슨트에게 제공하는 자료에 기본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 모든 글에 대한 지적재산 및 저작권은 도슨트 하히라 작가 본인에게 있으며 출처없이 사용하는 것과 복제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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