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김흥도 - 변관식

2022. 4. 20. 10:00작품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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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금강 삼선암 추색

 

변관식 - 외금강 삼선암 추색
변관식 - 외금강 삼선암 추색 ㅣ 1966 ㅣ 종이에 수묵담채

 

 


뿔바위 - 백우선


    
가을이 쓸쓸하고 헛헛하긴
힘차고 충만한 것 아니것는가
익는 것, 꽉 차게 영그는 것
어디 퍼런 것 하나나 있나 보시게
쌓아 올려 우러나는 흑갈
배꼽 밑의 힘 좀 보시게
하늘까지 치솟는 근원
삐딱한 뿔바위 잘 좀 보시게

 


 

변관식의 수묵화엔 확실히 야인적인 기질이 보입니다. 신경질적인 만큼 꼬장꼬장한 붓질, 그러면서도 뜨거운 에너지가 화폭의 전편에 흐릅니다. 고흐의 유화가 꿈틀거리는 서양의 터치라면 그의 산수는 꿈틀대는 동양의 붓질이라고나 할까요?

 

일제강점기와 해방, 근대화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수묵화가 - 변관식(1899∼1976) 그는 금강산의 화가로도 통합니다. 지금 보시는 외금강 삼선암 추색(秋色)’ 그의 대표작 속의 금강산은 수려하다기보다는 남성적이면서 반항적입니다.

 

갈필로 먹을 켜켜이 쌓고(적묵법), 뻗치듯 점을 찍어 선이 툭툭 끊기듯 이어지는모습에서(파선법)역동적인 기운이 느껴집니다.  

 

 

작가는, 1937년 이후에 서울을 떠나 금강산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실경 사생을 하게됩니다.

18세기 화가 정선이 개척한 진경산수의 정신을 20세기에 구현한 화가라고 할 수 있죠.

 

그는 금강산처럼 수려하고 장엄한 명산만을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주변의 평범한 야산과 논밭까지 화폭에 담는 등 산수화의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풍경 속에는 서민들의 모습이 풍속화처럼 담겨져 있습니다.

 

주변의 풍경을 기록하는 화가의 자세는 그의 드로잉 작품들이 증거가 됩니다. 이런 그의 그림을 보시면, 그가 조선 후기 최고의 풍속화가인 단원 김홍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실겁니다.

 

 

아마 그의 작품을 보시면,

여러분도 저와 마찬가지로 변관식작가를 정선과 김흥도의 20세기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 설명되는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슨트에게 제공하는 자료에 기본 근거를 두고있습니다.
※  모든 글에 대한 지적재산 및 저작권은 도슨트 하히라 작가 본인에게 있으며 출처없이 사용하는 것과 복제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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