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읽어보기(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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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개념 - 유영국
작품R3 유영국 작가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립니다. 그는 우리나라 모더니즘 1세대 작가로 실험적인 추상표현을 시도해 한국미술사에 추상미술의 발판을 놓은 장본인입니다. 유영국은 기본 통념에서 벗어나 작품을 시작했던 초기부터 순수한 기하 형태인 삼각형, 원, 면, 선의 기본적인 조형 요소만으로 독특한 추상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작품은 일본 도쿄의 문화학원을 졸업한 해인 1938년 그의 나이 22세에 제작하여 제2회 자유 미술가 협회전에 출품한 작품으로 나무와 합판을 부조처럼 구성한 릴리프 작품입니다. 사실, 원본은 소실되었고 출품 기념엽서만 남아있었으며, 이를 근거로 1979년, 작가의 생존 당시 그의 장녀이자 금속공예가 유리지 작가에 의해 재 제작된 것입니다. 나무 판자 위에 유기적 형..
2022.05.13 -
앵포르멜 - 박서보
원형질 1-6 박서보(1931-) 작가는 다양한 회화세계를 탐구한 한국의 대표화가이며 앵포르멜(Informel) 미술 운동 뿐 아니라 한국의 단색화 운동을 이끈 주요 인물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쟁이후 19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중반에 이르기 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으로 평가되는 엥포르멜 혹은 추상표현주의의 전개를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이 새로운 흐름은_ 국전을 비롯한 기성 미술계에 대한 반감에서부터 비롯되었고, 젊은 작가들이 주가 되어 한국 현대미술을 본격적으로 자라나게 하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지금보시는 는 보이는 것을 그대로 옮겨놓는 것은 회화가 아니며, 회화란, 새로운창조물로서 모든 사물의 근원을 하나의 화면 안에 그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박서보작가의 회화관이 반영된 작품입니다. 이..
2022.05.12 -
공간공법 - 신형철
템플(Temp'L) 세 번째를 맞은 우승작은 신형철 작가의 입니다. 은 템포러리(temporary)와 템플(temple)의 합성어입니다. 뜨거운 여름 도심에 한시적으로 설치되는 파빌리온 구조물이 된 이 작품은, 기능과 수명이 다하여 폐기된 화물선을 가져와 예술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휴식공간으로 변하였습니다. 은 현대미술에 재활용 개념을 접목한 독특한 조형건축물입니다. 마당에 놓여진 이 쇳덩이는 그 거대함으로 인해 멀리서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며 작품 쪽으로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미술관 입구에 위치한 배의 전면부는 미술관 내부와 주 출입구로 향하도록 하여 관람객의 동선 유도를 꾀하였습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녹슬고 거친 표면에 비해 하얗게 채색된 내부는 도심 안에서 시원한 그늘과 평안함을 ..
2022.05.11 -
수묵 소나무화 - 배병우
소나무 시리즈 002H 한 폭의 수묵화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배병우 사진작가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배병우의 사진은 90년대 이후 한국현대사진계에서 사진이라는 매체를 단순한 재현의 도구에서 벗어나 예술적 표현 도구로 자리매김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소리와 대기에 주목하며,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한국성’에 대해 고민하던 배병우는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서 다양한 상징이 되었던 소나무에 주목하여 작품을 시작하였습니다. 해뜨기 전 어렴풋한 빛 속에 담아낸 그의 흑백사진은 소나무의 선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고, 미묘한 톤의 변화는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2005년 팝스타 엘튼 존이 그의 소나무 사진 한 ..
2022.05.10 -
공허한 보따리 - 김수자
마음의 기하학 김수자 , 2016 관객 참여 퍼포먼스와 설치, 19m 타원형 테이블, 16 채널 사운드 퍼포먼스 ‘구의 궤적’, 15분 31초 예전의 관람객들은 작가가 이미 만들어 놓은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하실 김수자 작가의 은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워크샵입니다. 이 작품은 캔버스 대신 19m의 타원형 나무 탁자가 놓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관람객이 둥근 찰흙 덩어리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되어있습니다. “보따리 작가”라는 별칭이 있는 김수자 작가는 작업 초기에 ‘보따리’라는 개념을 물질과 비물질을 감싸는 것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 작업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한 이번 은 관객이 자신의 마음 상태를 물질로 만들고, 다시 그 물질을 아무것도 없..
2022.05.09 -
방짜장인 - 이봉주
방짜 좌종 여러분이 보시는 작품은 17개의 좌종입니다. 작품을 만든 공예가 이봉주는 방짜유기를 제작하는 중요 무형문화재 77호 장인입니다. 좌종은 : 앉아서 치는 종이라는 뜻입니다. 맑은 울림과 파장으로 긴 여운을 남기는 은 예배와 명상에서 사용하는 종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종의 형태가 아니라서 의아해 보일 수 있습니다. 두드리는 기법으로 만드는 금속 중에서도 좌종은 방짜유기에 속합니다. 방짜 안에는 우리 고유의 과학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대개 두드려 만드는 것을 방짜라고 말하지만, 더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구리 78%에 주석 22%를 합금하여 만든 것을 바로 방짜라고 합니다. 즉, 방짜는 가장 질 좋은 합금을 일컫는 기술용어입니다. 이봉주작가가 만드는 방짜유기 좌종은 천 삼백도씨(1300˚C..
2022.05.06 -
할머니들을 위로해준 -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정신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1944-)의 는 작가가 직접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것으로 일제시대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볼탕스키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1944년 프랑스 파리의 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 사회적 환경 속에서 자란 그는 삶과 죽음, 정치와 종교 등과 같은 인간 보편의 묵직한 문제들을 소재로 다루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검은 천을 씌운 16개의 상자 위에 텅 빈 액자가 올려져 있고 조명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배열된 빛의 상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성스러운 제단처럼 느껴집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해석하여 만든 볼탕스키의 작품은, 우리나라 한국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맥락뿐만 아니라 작가가 유대인으로서 경험한 삶 속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위로의..
2022.05.04 -
특성있는 작가 - 율리어스 포프
비트.폴 펄스(bit.fall pulse) 미디어 아티스트 율리어스 포프(Julius Popp)는 정보의 특성에 주목하는 작가입니다. 디지털시대의 정보와 인간의 상호적 관계를 탐구하며 독창적이며 철학적인 작업을 선보여왔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선보였던 그의 대표적 작업 가 지금, 여기 여러분 눈 앞에 있습니다. 천장을 향해 쌓여있는 4개의 대형 컨테이너(높이10미터)의 규모와 사운드는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합니다. 각 컨테이너에는 개별적인 장치가 설치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리드미컬한 기계음과 함께 물을 쏟아냅니다. 이때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수백 개의 물방울이 짧은 순간 단어를 보여주며 낙하하며 사라집니다. 떨어지는 단어는 매번 다른 단어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요. 이는 전달되는 정보(단어)가 1..
2022.05.03 -
부부작가 - 믹스 라이스
아주 평평한 공터 2 미술이 사회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 문제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실 겁니다. 믹스라이스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 가려진 이슈를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작품을 통해 발언하고 있습니다. 믹스라이스(mix-rice)는 조지은(1975-), 양철모(1977-)로 구성된 부부작가입니다. 작가의 이름 - 믹스라이스는,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영어단어 ‘믹스’와 ‘라이스’를 합친 단어입니다. 섞인 쌀_ 잡곡밥이 떠오르는 작명입니다. 그룹이름에 걸맞게 이들은 주로 ‘이주’와 ‘다문화’ 같은 이슈를 다뤄 오고 있습니다. 여기 평평하게 다져놓은 땅 위에 익숙해 보이는 아파트 평면도가 보입니다. 라는 제목의 이 설치작품은 실제 재개발 지역의 흙을..
2022.05.02 -
엉뚱한 상상 - 박원주
공포를 완화하는 의자 박원주 작가의 이 작품은 미국의 사형 의자가 모티브입니다. A4용지로 제작된 작품은 하얀색으로 인해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작품 제목은 입니다. 박원주 작가는 작업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미국 역사박물관을 찾아가 사형집행에 사용되었던 전기의자를 관찰하고 자료와 도면을 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사형집행을 위해 쓰이는 전기의자가 오직 한 사람밖에 죽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형되는 순간 - 절대 고독의 상태에서의 공포를 완화해 줄 수는 없을까 ? 라는 엉뚱한 상상을 시작합니다. 박원주 작가의 의자가 기존의 사형 의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두 명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일 텐데요. 작가의 상상은 공포와 고독을 완화하기 위한 임시방편으..
2022.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