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히 라의 전시탐방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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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암실 : 아버지의 물건
안드레아스 거스키 - 암실 암실ㅣ 2016 은 벽에 걸린 캐비닛에 필름 상자와 시트 필름용 카세트가 진열된 모습을 보여준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시대에 아날로그 기술과 동의어인 사물들이 마치 유물함 안에 보관된 것처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상업 사진가였던 아버지의 실험실과 아날로그 사진에 대한 작가의 기억을 담았다. 결과물을 즉시 보여주는 디지털 이미지와 달리 인화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는 아날로그 사진을 상징하는 필름은 지연된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자료출처 : ANDREAS GURSKY 기획전
2022.07.14 -
뮐하임 안 데어 루르, 낚시꾼 : 낚시터의 ASMR
안드레아스 거스키 - 뮐하임 안 데어 루르, 낚시꾼 시골 풍경이지만 시골이 아닌듯한 곳 예전에 초등학교 4학년? 3학년? 그즈음 요즘 우리나라에 많이 생기고 있는 농촌 신도시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그러니까 분명 멀리서 보면 논과 밭이 즐비한데 그 풍경의 중간에 우뚝 솟아있는 아파트 단지가 그 새로운 신도시라는 명칭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평온해 보이는 시골풍경에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보이지만 그들의 곁에 고속도로 다리가 보인다. 고요한 시골과 달리 계속해서 소음이 들려올 이곳도 도시는 아니지만 시골에서 들을 소리가 나는 곳도 아니다. 사실 처음엔 낚시꾼을 찾지 못하였다. 제목을 보고 그 낚시꾼을 찾으려 이리저리 눈길을 바삐 움직였는데, 사진 속 커다란 풍경 속에 거대한 나무와 콘크리트 다리보다 더 앞쪽..
2022.07.13 -
뒤셀도르프 공항의 일요일 산책 : 갈망하는 여행
안드레아스 거스키 - 뒤셀도르프 공항의 일요일 산책 산책이라 함은 기분 좋은 일이건만, 갈망하는 산책은 왜인지 그 경계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거스키는 공항을 여러 번 찍어왔다. 그 가운데 공항을 멀리 두고 산책을 하던 자전거를 탄 가족의 모습에서 거스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나 보다. 나는 이사진이 찍혀진 독일이라는 장소에 더 주목이 된다. 거스키 역시 독일 출신이지만 그 옛날 서독과 동독이 나눠져 늘 경계가 있던 독일 안에서의 특별할 공항의 의미나 경계 등이 함께 어우러져 온갖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대에 여행이 어려워졌다. 요즘 여행상품이 많이 풀리고 있지만 그래도 여행이 어렵고 조심스럽다. 공항을 바라보는 그 의미가 조금은 달라도 팬데믹 시대에 비행기를 보며 우리도 같은 갈망을 하..
2022.07.12 -
나트랑 : 익명의 공급원들
안드레아스 거스키 - 나트랑 사람은 같은 시간대에 살고 있어도 같은 시대를 살진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니까 2022년에 살고 있는 '나'라고 하는 한 인간이 살아가는 2022년이라는 시대가 같은 시간대에 산골에서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는 그 누군가의 삶과는 결코 같을 순 없다는 말이다. 어떤이에게는 당연한 삶의 방식과 시대의 누림 같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머나먼 다른 시대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서울에서 모든 트렌드를 접하며 전 국민이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조금만 외지로 걸음을 조금만 옮겨만 봐도 24시간 편의점은 드물고 익숙하던 체인 브랜드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예전에, 그러니까 내가 어릴 때는 시골에 가면 너희 집은 5번 - SBS를 볼 수 있냐고 물어오기도 ..
2022.07.08 -
스트레이프 : 모니터로 보는 스키 중계
안드레아스 거스키 - 스트레이프 거스키는 스릴을 즐기는 것 같다. F1의 스피드나 스키 중에서도 아주 가파르고 위험 하지만 짜릿한 그런 것들 말이다. 그도 사람인지라 찍고 싶은 것은 곧 관심 있는 것이지 않을까 나는 짐작해본다. 어쩌면 스포츠를 잘 하지 못하고 관망만 하는 사람일지라도 그러고 싶다는 욕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경우 축구를 못하지만 보는걸 너무 좋아하고 내가 남자였다면 축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것처럼 말이다. 누군가의 작품을 보며 그사람을 지레짐작해본다. 이것 또한 전시장의 매력이고 작가에 대한 환상 또한 관람객의 자유라고 본다. 스트레이프ㅣ2022 스트레이프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스키 코스 중 하나 이다. 거스키는 활강로의 엄청난 경사를 깊이감 없는 평면으로 보여준다. 주변의..
2022.07.07 -
방콕 I : 떠다니는 주목할 만한 것들
안드레아스 거스키 - 방콕 I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 어딘지 모르게 늘 고여있던 쓰레기를 기억할 것이다. 히얀백사장에 푸르게 펼쳐진 태평양의 휴양지와 달리 방콕은 쨍한 풍경에 조금은 어두운 살색을 지닌 사람들과 그 주변의 어두운 강들 위로 무언가가 늘 둥둥 떠다닌다. 정말 아름다운 곳은 많지만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곳이다. 그리고 왜인지 그 쓰레기들을 마주하고 나면 물에 가까이 가는 것이 여간 꺼려진다. 중요한 건 그 위에 둥둥 떠있는 것들이 대부분 생활 폐기물이라기보다는 관광 폐기물이라는 사실이다. 지나가다 먹고, 가벼히 생각하고 던지고, 그렇게 모아진 것들이 그곳을 생으로 하는 이들의 공간을 망쳐간다. 그럼에도 그 폐기물을 버리는 이들 덕에 수익을 얻어 살아가는 그곳..
2022.07.06 -
크루즈 : 디지털 배
안드레아스 거스키 - 크루즈 나는 언제 한번 크루즈 타볼까나 ? 일정하고 올바르게 찍혀진 이 크루즈의 사진은 먼저 살펴본 파리, 몽파르나스의 아파트를 닮아있다. 사진을 찍어냄에 있어서 수직과 수평이 반듯하고 올바름이 참 어렵고 그 과정을 위한 수고에 대해선 이미 언급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미 알고 있으니 그 수고스러움이 대단하다는게 느껴져 눈앞에 펼쳐져 보여지고 있는 크루즈의 사진이 더 멋지고 웅장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작가는 직접 사진을 찍어붙여 노르웨이 랩소디라고 하는 배를 창조하였다. 랩소디라 함은 퀸의 노래에 나오는 보헤미안 랩소디와 같은 맥락으로 형식이 비교적 자유롭다고 크게 애둘러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참에 랩소디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한번 알고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2022.07.05 -
카타르 : 세척되는 탱크
안드레아스 거스키 - 카타르 우선, 이 작품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카타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검색해 보면 카타르는 가장 우선적으로 나라 이름으로 나오는데 아라비아반도 동부, 페르시아만에 돌출한 토후국(土侯國). 1971년에 영국의 보호령에서 독립하였다. 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으로 되어있으며 주요 수입원은 석유로, 주민은 아랍인이고 주요 언어는 아라비아어라고 한다. 그 나라의 어떤 특성을 표현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카타르라고 하는 그 단어가 또 다른 의미로 사용이 된 것 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었다. 오디오가이드에 나오는 말에도 카타르에 대한 의미 설명이 없었기에_ 정확하게 그 진짜가 인터넷 검색으로 나로는 국가 이름이 맞기나 한 것인지 의문..
2022.07.04 -
SH : Super hero
안드레아스 거스키 - SH 왜 제목이 SH인지 사실 많이 고민했었다. 마블 시리즈를 전부 본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 안에서 나오는 용어인가 싶어 이리저리 찾아봐도 알긴 어려웠다. 그런데 정말 단순하게 스쳐지나가던 '슈퍼히어로'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아 ! 그래서 거스키의 사진 제목이 SH였구나 ! 라고 무릎을 치게 되었다. Super Hero : SH SH IVㅣ2014 도쿄의 유명한 메종 에르메스 빌딩을 배경으로 스파이 더맨이 그의 또 다른 자아인 배우 토비 맥과이어를 마주 보고 서 있다. 마블 만화이자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주제로 한 2014년의 연작에서, 작가는 촬영된 현실에 디지털 수정 작업을 가하는 방식에서 현실 자체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서사적이며 사적인 요소들이 반영된 히어로들의 모..
2022.07.01 -
무제 III : 제목이 없음
안드레아스 거스키 - 무제 III 매일 보는 것들도 가까이 있는 그 모든 것들도 다시 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새롭다. 거스키가 찍어낸 무제 시리즈가 그런 거 같다. 다시 생각해보고 또 그렇게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것을 기록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 머릿속에 있는 그것들을 순간, 아주 잘 포착해 남겨둔 거스키의 무제 시리즈는 내가 늘 느꼈던 것들이 담겨있어서 참 좋다. 언제고 보았던 것들이 이렇게 찍혀져있다. 내가 생각하고 되뇌이던 그런 것들이 진짜 이미지가 되어 내 머릿속으로 다시 되갚아 주는 느낌이다. 이것이 이 작가를 거장으로 만든 '그 찰라'들이 아닐까 싶다. 무제 IIIㅣ1996 은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비춰진 자갈투성이 길을 밤에 촬영한 사진으로, 언뜻 보기에는 달 표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2022.06.16